A300-600 항공기, 한국항공대에 새둥지를 트다
등록일2021/04/28



  은퇴 후 뭘 하며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은 사람만 하는 게 아니다. 항공기도 마찬가지다. 2019년 4월 말, 대한항공에서 퇴직한 A300-600 항공기는 다행히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바로 한국항공대학교 캠퍼스다. 내년이면 단장을 마치고 완전한 모습을 드러낼 A300-600은 교육 및 전시체험용 항공기로 새롭게 태어난다.


A300-600 어떤 비행기인가요?
A300-600은 1984년에 제작된 에어버스(Airbus)사 최초의 ‘쌍발 와이드 바디(Wide-Body)’ 항공기인 A300의 개량형이다. 쌍발 와이드 바디란 중앙에 승객이 지나다닐 수 있는 두 줄의 통로가 있는 광폭 동체의 제트 항공기를 말한다. 과거의 항공기가 동체 직경 5~6m로 1개의 승객 통로를 가지고 있었다면, A300은 동체 직경이 6m 이상으로 커지면서 2개의 승객 통로를 갖게 됐다. 여기에 복합재와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개량한 항공기가 바로 A300-600이다. A300-600은 중거리 여객용 항공기로 개발됐지만, 단거리.중거리.장거리를 모두 취항할 수 있는 여객용, 화물용 다목적 항공기로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한국항공대로 오게 된 사연은?
대한항공은 A300-600 기종을 잘 운용한 항공사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만큼 폭넓게 활용되던 기종이지만 최신 기종이 들어오고 비행기가 노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번에 오게 된 항공기도 대한항공 측에서 활용 방안을 모색하던 2019년 6월, 한국항공대 캠퍼스 안에 전시하기로 결정됐다.

현재까지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요?
A300-600은 김포공항 안에 있는 대한항공 주기장에서 분해되어 학교까지 운송된 다음 학교에서 다시 조립하는 형태로 설치된다. 2021년 2월 분해 작업이 시작됐고, 10월이면 조립 작업이 끝나는 일정이다. 현재 학교로 모든 기체가 운송 완료된 상태로 조립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외형 설치가 끝나면 내부 공간을 교육 및 전시체험용으로 개조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개교 70주년인 내년이 되면 새롭게 태어난 A300-600을 만날 수 있다.



항공기 내부는 어떻게 꾸며지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나요?
내부는 총 6개의 구역으로 나눠질 예정이지만 계획이 변경될 수도 있다. 계획상으로는 A-구역이 조종석, B-구역이 홍보관, C-구역이 멀티미디어 강의실, D-구역이 일반 강의실, E-구역이 전시.체험관, F-구역이 휴게실로 각각 운용된다. 멀티미디어 강의실에선 항공 안전 및 서비스에 관한 영상 강의가 이뤄지고, 일반 강의실에선 항공운항학과, 항공서비스 융합전공, 항공정비시스템 융합전공, 학점은행제 항공정비전공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위한 실습이 진행될 예정이다. 항공기의 사용방향에 대해선 아직도 많은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항공기가 한국항공대 학생들을 위한 실습 공간으로서, 또한 일반인을 위한 전시.체험 공간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낼 거란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항공기 외부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A300-600 항공기가 설치된 장소는 본관과 학생회관 사이에 있는 기존의 주차장 자리다. 현재 이 자리에는 아스팔트 위로 인조 잔디가 덮였다. 앞으로 항공기 설치가 완료되면 날개 아래쪽에 보잉 747 엔진도 전시된다.


A300-600 항공기는 앞으로 항공우주특성화 대학인 한국항공대의 새로운 상징물이 될 것이다. 오랜 비행을 마친 이 항공기가 더욱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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