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과 마찬가지로 상담에 대해서 부정적이라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강경한 권유로 인해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현 시대는 이전의 시대와는 달리 어떠한 육체적인 질병이 아닌 심리적인 질병, 불안이 만연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들 자신이 자신의 정신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현재보다 미래가 중시되는 시대, 폐쇄주의적 시대가 그 원인이겠지요. 특히나 우리나라 사회의 저와 같은 대학생들은, 청년들은 취업이라는 지상과제로 인해 취업과 관련되 요소들을 제외하고는 친구, 연인, 가족, 행복과 같은 요소들을 신경쓰기도 어렵고 그러한 요소들의 결핍으로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도 합니다. 더욱이 이러한 결핍, 그로 인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지상과제인 취업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청년들은 절망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저 역시 이러한 상황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취업하기 위해서 제가 가진 많은 것을 포기했고 또 그 때문에 가족, 연인 등 많은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이러한 문제는 제가 취업준비를 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종의 악순환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제 자신이 과거보다 점점 '이상해진다'고 느꼈고, 저는 이러한 저의 상황이나 상태에 대해서 '엄살'이고 타인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의견을 구하거나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저의 제 자신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상태가 심화되었고, 점점 혼자 침잠하는 시간이 많아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의 권유로 상담을 받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받기 전 저는 제 자신이 '이상하다'고 느끼던 부분에 대해 '고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하다 보니 이러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은 편안하게, 주로 제가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렇게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제 자신이 저에 대해서 더욱 잘 알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상담은 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타인에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도 매우 기분 좋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 자신을 만나고, 저를 '고치고' 부정하기보다는 이해하고 '그럴 수도 있다' 고 생각하게 된 것이 저에게 가장 큰 힘이되었던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상담이 정신적인 '치료'라고 생각하여 부정적 인식이 있었던 제 자신,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문제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상담을, 상담 선생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을 꼭 권유하고 싶습니다.

 흔히 상담은 '소통'이라고 합니다. '소통'의 뜻을 가진 communication의 어원은 라틴어 'communicare' 로 '공유하다. 함께 나누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앞서 폐쇄주의적 시대가 현대인들의 불안의 근원이라고 말했던 측면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 문제들을 상담을 하면서 '공유'한다면 그러한 고민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불안을 해소(care)할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